대학교 때 운전면허를 따고 정확히 7년을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면허는 있는데 운전은 못 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거죠. 처음에는 '나중에 필요하면 배우지 뭐' 이렇게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무섭더라고요. 친구들은 다 차를 몰고 여행도 다니는데 저는 항상 뒷좌석에만 앉아있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니까 달라졌습니다. 아이가 3살 되니까 주말마다 어린이 공원 가고 싶어 하는데, 버스와 지하철로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비오는 날 아이를 안고 우산을 들면서 짐을 들고 지하철을 타야 하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또 남편은 주말에도 자주 일을 해야 해서 제가 혼자 아이를 봐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정말 갇힌 기분이 들었어요.
마침 친구가 '운전 배워, 장롱면허 버려' 라고 꼬드렸습니다 ㅋㅋ 그 친구는 이미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고 있었는데 진짜 편하다고 자랑을 해대더라고요. 그래서 네이버 블로그 찾아봤습니다. 초보운전연수라고 검색하니까 정말 많은 후기들이 있었어요. 가격대도 천차만별이었는데 3일 기본 코스가 25만원에서 35만원 사이에 있더라고요.

저는 3일짜리로 정했습니다. 너무 길면 아이를 맡겨야 하고 남편 휴가 써야 하니까요. 그리고 비용도 3일에 30만원대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약하고 전화 상담할 때 선생님이 '7년 동안 안 타셨다니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겠네요' 라고 하셔서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고 한편으로는 좀 부끄러웠어요.
1일차 아침은 진짜 손에 땀이 났습니다. 집 앞 도로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선생님이 오셔서 하신 첫 말씀이 '무섭지 마세요, 차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였어요. 처음 30분은 정차된 차에서만 기초 조작을 배웠습니다. 페달 위치 확인, 핸들 조작법, 기어 넣는 방법, 사이드브레이크 푸는 법 이렇게요.
본격적으로 움직인 건 30분 후였는데 저희 아파트 주차장에서 천천히 시작했습니다. 속도가 거의 보행자 속도일 정도로 느렸는데 선생님이 '이 정도 속도가 정답입니다, 너무 빨리 가려고 생각하지 마세요' 라고 말씀하셨어요. 한 시간을 그렇게 주차장과 아파트 진입로에서 보냈습니다. 페달과 핸들 조작이 계속 어색했지만 선생님은 절대 짜증 내지 않으셨습니다.

오후에는 조용한 주택가 도로로 나갔습니다. 마포 근처 한적한 도로였는데 역시 처음엔 떨렸어요. 실제 도로니까요. 선생님이 '신호 보세요, 차가 없으니까 천천히 가셔도 됩니다' 라고 계속 조용히 말씀해주셨어요. 신호등을 몇 개 지나가고 회전을 몇 번 하다 보니까 조금씩 손가락의 힘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2일차는 좀 더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마포에서 한강쪽으로 가는 2차선 도로였는데 차가 더 많았어요. 선생님이 '어제 기초가 좋으니까 이제 실전 연습을 해봅시다' 라고 하셨는데 난 '어제 기초가 좋다니 뭘 또 하라는 건가' 싶었습니다 ㅋㅋ. 하지만 막상 운전해보니까 어제 배운 게 몸에 어느 정도 들어가 있었어요.
가장 도움이 됐던 건 주차 연습이었습니다. 마트 지하주차장에 들어갔는데 좁은 차로에서 다른 차들을 피해서 들어가는 게 정말 어렵더라고요 ㅠㅠ 선생님이 '사이드미러 보세요, 흰 줄이 나타나면 핸들을 꺾으세요' 라고 하셨는데 정확한 타이밍을 잡기까지 4번을 빼고 들어갔습니다. 마지막에 성공했을 때 선생님이 '좋아요, 이제 감 오시죠' 라고 하신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어요.

2일차 마지막에는 평행주차도 배웠습니다. 마포 주택가에 주차된 차들 사이에서 연습했는데 이건 진짜 어려웠어요. 처음에는 핸들 조절이 너무 복잡해서 차가 제대로 안 들어갔습니다. 선생님이 '한 번에 완벽할 필요 없습니다, 두 번, 세 번 조정해서 들어가면 되요' 라고 하셔서 조금 편하게 생각할 수 있었어요. 결국 두 번의 시도 끝에 들어갔습니다.
3일차는 제일 짧은 날이었는데 가장 의미 있는 날이었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곳들을 직접 운전해서 가보는 수업이었거든요. 아이 어린이집, 장을 봐야 하는 마트, 친정엄마 집까지 실제 경로를 운전했어요. 선생님이 '이제 거의 다 됐습니다, 좀만 더 하면 혼자 해도 됩니다' 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고마웠습니다.
3일 동안 총 12시간을 배웠는데 비용이 32만원이었습니다. 아이 어린이집 월 납입금이 60만원인데 비교하면 정말 저렴한 투자였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이제 정말 자신감이 생겼다는 거예요. 선생님이 기초부터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절대 시간을 재촉하지 않으셔서 좋았습니다.
지금은 연수 끝난 지 3주가 됐는데 거의 매일 운전합니다. 처음엔 아이가 자동차 탈 때마다 불안해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이제는 편해하더라고요. 친정도 자주 가고, 주말에 아이랑 드라이브도 다니고 있습니다. 3일은 짧은 기간이지만 정말 효과가 있었습니다. 장롱면허로 고민하시는 분들 정말 후회 안 하실 거예요. 저처럼 아이가 있는 엄마들에게는 정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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